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역지사지(歷知思志)] 국가(國歌)

2019년 12월 18일 부산에서 열린 홍콩과 중국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경기에서 홍콩 응원단이 일제히 야유를 보낸 뒤 등을 돌렸다. 킥오프 직전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된 순간이었다. 그해 11월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시위에 참여한 학생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이란의 월드컵 축구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영국 국가가 나오자 잉글랜드 선수들은 힘차게 따라불렀다. 그러나 이란 국가가 나오자 이란 선수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최근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를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9월 마흐사 아미니라는 여대생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사망하자 이란 곳곳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져 수백 명이 죽거나 다쳤다.   국가(國歌)에 대한 침묵이나 야유는 최소한의 저항으로 간주된다. 실탄이 발포되는 이란 상황을 고려하면 국가를 대표해 나온 이란 대표선수들의 이런 행위는 큰 용기를 낸 셈이다. 11명 선수들이 보여준 무언의 항의는 전 세계의 눈과 귀를 이란으로 향하게 했다. 2020년 중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 ‘의용군 행진곡’을 모독할 경우 징역 3년형 또는 5만 홍콩달러(약 868만원) 벌금형에 처한다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란의 미래는어떻게 될까. 유성운 / 한국 문화팀 기자역지사지(歷知思志) 국가 반정부 시위 대규모 반정부 동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2022-11-24

[역지사지(歷知思志)] 가이 포크스

매년 11월 5일 영국의 곳곳의 밤하늘은 불꽃으로 수놓아진다. 이른바 ‘가이 포크스의 밤(Guy Fawkes Night)’ 행사다. 가톨릭 신자였던 가이 포크스는 신교도인 국왕 제임스 1세와 정치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영국 국회의사당을 폭파하려고 했다. 하지만 음모가 사전에 발각되면서 미수에 그쳤다. 영국 정부는 국왕이 무사하게 된 것을 기리기 위해 가이 포크스가 체포된 11월 5일을 기념하게 했고, 사람들은 이날 불꽃을 쏘아올리거나 가이 포크스 인형을 태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이 포크스는 조롱의 대상에서 권력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인물로 점차 재조명받게 됐다. 20세기 들어 그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문학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영화로도 각색된 그래픽 노블 ‘브이 포 벤데타’에서는 무정부주의자 V가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나와 상징성이 강화됐다. 그의 가면은 반정부 시위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유다.     다만 실제 가이 포크스의 행적을 보면 자유·탈권위 등과는 거리가 있는 보면 자유·탈권위 등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열렬한 가톨릭교도였던 그는 스페인-네덜란드 전쟁에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군을 도와 신생 독립국이자 신교도 국가인 네덜란드를 공격했다. 그런점에서 보면 그의 이미지는 윤색된 셈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를 대변해줄 상징에 목말랐던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 유성운 문화팀 기자역지사지(歷知思志) 가이 신교도인 국왕 네덜란드 전쟁 반정부 시위

2022-11-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